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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와 펜'을 든 수의사, 그는 왜…

노컷뉴스 | 입력 2011.09.16 09:03 | 수정 2011.09.16 10: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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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박성아 기자]

너도나도 녹색의 세상을 꿈꾸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사는 삶을 이야기 하지만 '공존'이라는 주제는 아직 무겁기만 하다. 노컷뉴스에서는 생활 속에서 자연과의 공존을 모색하고 지구의 웃음을 되찾기 위해 주어진 자리에서 작은 변화를 일궈내는 사람들을 만났다.[편집자 주]

"지금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건 인간 스스로의 능력 때문이 아닙니다. 식물, 동물과 같은 다른 생명들 덕분에 인간도 존재할 수 있는 거예요."


'생명들의 소중함'을 이야기 하는 박종무 원장(평화와생명이함께하는동물병원)의 목소리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시민기자, 블로거, 유기견 보호소 의료봉사단 팀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의 직업은 수의사다. 2년 전부터 유기동물 보호소 등 봉사활동 현장을 다니고 있는 그는 인간과 공존하고 있는 생명들을 돌보고, 그들에 대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는다.

생명 존중의 마음을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박 원장은 봉사활동, 블로그 활동 등을 하면서 다양한 시각들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하고 동물단체 활동에 참여하면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들 뿐 아니라,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생명들과 그들의 고통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먹고 살기 바빠서 다른 생명들에 대한 무관심을 당연하다고 생각해선 안 되는 거 같아요. 살아온 대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동물학대, 유기동물 문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요즘, 유기동물 보호소 현장을 누비는 그의 고민도 깊어간다. 박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유기동물 보호소 대부분이 민간시설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시설도 한 마리당 예산이 10만원 남짓. 유기동물들을 안락사시키지 않고 관리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환경이다. 그는 '약한 존재'에 대한 무시와 폭력이 당연시 여겨지고 있는 사회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약육강식이 세뇌돼있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위로받고 치유받지 못한 구성원들이 나보다 힘이 없는 무언가를 억압하고 폭력을 가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거 같아요. 생명으로서 존중을 받고 또 존중해주는 그런 마음들이 적은 것이 안타깝죠."

생명 존중에 대한 논의는 사회 곳곳에서 일고 있다. 올해 초 구제역으로 가축 살처분의 잔인성과 관련해 도덕성 논란이 일자 정치권에서는 '동물복지'를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지난 7월부터 시행된 동물 진료비 부가가치세 부과를 두고도 동물이라는 생명에게 과연 사치품과 같은 세금을 매길 수 있는지 뜨거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박 원장은 이와 관련해 반려동물 선진국에 비해 지나치게 싼값에 물건처럼 '거래'되고 있는 시장 문제를 예로 들며 생명 개념에 대한 몰이해를 지적했다.

"우리나라에서 동물 분양비 단가는 매우 낮습니다. 예컨대, 반려동물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입양하는데 드는 비용이 100만원이라면 우리나라에서는 (병원을 기준으로) 그에 절반이 될까 말까합니다. 길거리에서 3-4만원에 파는 강아지들도 보셨을 거예요. 이렇듯 강아지 분양비가 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를 뛰어넘는 병원 진료비가 비싸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진료비·입양비가 싸다 비싸다는 문제보다 반려동물들을 너무 쉽게 사기 때문에 이들을 쉽게 버리는 게 더 문제라고 봐요. 마치 장난감처럼 아이가 좋아하니까, 호기심에 동물을 사서 키우다가 실증이 나면 버리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입양하는 사람들은 이들과 평생 함께할 수 있을지 생각해 봐야해요."


박 원장은 동물들의 기본권은 인간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바로 "자기 생명을 다할 때까지 살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티벳에 가보면 늑대만한 개들도 시장을 뛰어다니고 아무런 제약 없이 자유롭게 길거리를 다니며 살거든요. 그래도 아무문제가 없어요. 동물과 사람이 그냥 자유롭게 어울려 살아가요. 그렇지만 우리나라처럼 도시화가 된 사회에서는 하는 수 없이 인간의 편의에 맞춰 동물들을 좁은 공간에 가둘 수 밖에 없어요. 동물들이 인간과 살기위해 하는 수 없이 인간에게 맞춰 살아가는 거죠. 교통사고나 학대위험 때문에 함부로 반려동물들이 거리를 헤매도록 놔둘 수도 없는 거고요. 중요한 건, 그들이 최소한의 영양을 공급받고, 폭력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권리주고, 그래서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자기 생명을 다할 때까지 살 수 있도록 그들의 삶을 존중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과 동물의 공존은 복잡한 사회 속에서 제도나 법 질서로 이룰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지구라는 공간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서 다른 생명들을 바라볼 수 있는 마음가짐이 선행돼야 한다고 박 원장은 힘주어 말했다. 공존이란 바로 '생명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지금 인간이 지구상에 존재할 수 있는 건 인간 스스로의 능력 때문이 아닙니다. 식물, 동물과 같은 다른 생명들 덕분에 인간 또한 존재할 수 있는 거예요. 내가 그 생명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면 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는 지도 정리가 돼요. 인간이 가장 우월하기 때문에 잘 살고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다른 생명들을 착취해서 번성하고 있는 것에 조금이라도 고민을 하고 그들과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는 게 옮은 지 생각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 생명들 없이는 인간도 생존할 수 없거든요."
esther82@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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