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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수첩
 
작성자 평화와생명
작성일 2015-08-15 09:25
ㆍ조회: 851  
다른 생명과 함께 살아가기

이 글은 <월간 에세이> 2015.8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함께 나누고자 홈페이지에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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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동물과 함께 사는 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흔히 사람들은 동물과 같이 사는 사람들은 전부 동물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의외로 동물과 같이 살면서도 그다지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다. 

가령 아이들이 동물을 너무 키우고 싶어 하여 개를 키우게 되는 집이 있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개를 키울 수 없다고 아이를 설득하지만 아이의 열망이 너무 강한 경우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어쩔 수 없이 개를 키우게 된다. 그런 경우 엄마는 번거로운 일이 많지만 아이가 좋아하는 개를 쉽게 받아들인다. 그에 반해 아버지들 중에는 예전에 마당에서 개를 키우던 때를 생각하며 집 안에서 개를 키우는 것에 대하여 마땅찮아 하는 분이 적지 않다. 개는 개답게 마당에서 묶어 키워야지 집 안에 키울 동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니까 어쩔 수 없이 집 안에 개를 키우기는 해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속으로만 할 뿐 대놓고 싫다는 표정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가정에서 왕따가 되지 않는 법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참으로 신기한 일이 종종 발생하곤 한다. 이렇게 처음에는 집 안에서 개를 키우는 것을 마땅찮게 여겼던 아버지들 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서서히 바뀌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신혼의 알콩달콩 하던 부부 관계는 오래 전의 이야기고 아이들도 사춘기를 넘어서면서 자기들의 시간만을 가질 뿐 가정에서 아버지와 시간을 함께 해주는 이는 거의 없다. 밤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반겨주는 이도 없다. 늦은 시간 현관까지 나와 반겨주는 것은 반려견뿐이다. 그런 시간을 지내다 보면 아버지들의 반려견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바뀌게 된다. 그래서 어떤 집은 개가 아프면 꼭 병원에 데리고 가보라고 하는 사람이 아버지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예전에는 개를 무척 싫어하고 무뚝뚝하던 사람이 많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또 개를 데리고 아이와 함께 동물병원에 오는 아주머니 중에는 개는 괜찮은데 고양이만 보면 질겁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 아이 때문에 개는 키우고 있지만 고양이는 눈빛만 봐도 너무 무섭다는 것이다. 그러던 분들 중에는 개를 키우다 보니 고양이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바뀌게 되어 고양이도 친근하게 되었다는 분들도 있다. 또 더러는 길거리의 고양이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것을 알게 되어 먹이를 챙겨주시는 분들도 있다. 개를 키우면서 고양이나 다른 동물을 대하는 생각이 변화된 것이다.

 
오늘날을 우리는 흔히 생명 위기의 시대라고 이야기한다. 생명의 위기는 단지 인간의 생명이 경시되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은 아니다. 모든 생명은 서로 온전한 관계 속에서만 존재할 수가 있다. 얼마 전 세계야생동물기금협회(WWF)는 지난 40년 간 야생동물의 50%가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물론 이 동물들이 사라진 것은 인류에 의해서다. 이와 같이 사라지는 동물과 그와 함께 파괴되는 생태계는 그 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그 영향에서 인류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사라져가는 동물과 식물들을 생각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우리가 무엇을 하기 이전에 우리는 인간 이외의 생명들에 대하여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이 느끼는 느낌을 우리가 느낄 때 우리의 생각이나 행동도 바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한 방법으로 집에서 동물이나 식물을 키워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집에서 식물을 기르든 아니면 동물을 키우든 몇 가지 번거로움이나 불편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 번거로움이나 불편함에 익숙해지는 것 그것이 우리가 다른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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